칠레 시위
“10월 18일, 봄”

2019년, 22살, 그해 봄에 나는 그들 사이에 있었다.
평화로웠던 산티아고에서의 일상이 귀에는 총소리와 각종 굉음이 울리기 시작했고, 시야는 뿌연 연기와 돌덩이 그리고 깨진 유리 파편 등으로 난무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직 어린 나는 산티아고의 바케다노 광장에서 칠레의 국민으로서 자신들의 앞으로 나아갈 미래와 권리를 위해 소리 내는 그들을 마주 했다. 그때의 나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과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받아들이기도 더욱 어려웠다. 무섭고 겁에 질려 직면한 상황이 그저 원망스러웠다는 것이 솔직한 심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본능’이었을까?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유일했다. 그것은 눈 앞에 펼쳐진 상황과 그들의 외침을 나의 방법으로 기록해 내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끄는 누구도, 이끌림을 당하는 누구도 없이 모두가 주체가 되어 같은 위치에서 같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속에서 난 미세하게 나마 그들의 외침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었고, 작게나마 그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삶을 위한 간절한 절규에서 비롯된 시위인 만큼 희생자도 발생한 심각했던 상황인 반면, 그들을 위한 그들만의 조금 길고 아픈 축제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칠레는 오랜 시간 동안 불평등과 관련된 일이 많았다. 특히 소득의 불평등으로 부의 양극화 또한 심각한 나라였다. 그런 일들이 누적되어 사람들은 거리로 나왔고, 그들은 Plaza de Baquedano를 Plaza de La Dignidad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과 희생은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로 결실을 맺었다. 이것은 국민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는 것과 기존 의원들이 배제된 시민대표로만 구성되는 제헌의회를 주체로 초안이 작성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사료된다. ‘2019년 10월 그로부터 2년, 그들은 그들의 요구를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 표출하였다. 그러한 그들의 첫 발걸음을 지켜보았던 사람으로서, 그들이 더 좋은 칠레와 마주하기를 바란다.